서울행정법원 “보건복지부 행정처분 포기로 볼 수 있어”

위법사항을 적발한 후 5년이나 지나서 행정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1부(문준필 재판장)는 H 의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44일 의사자격정지 취소 소송’에서 의사의 손을 들어줬다.

의사 H씨는 지난 2006년 정형외과 치료를 받은 자동차보험 환자들의 진료비를 과다청구해 428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지방법원으로 부터 제재를 받았고, 2008년에는 환자 의료행위를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아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위법사항을 전달받은 보건복지부가 H씨에게 진료비 부당청구, 의료법 위반 등의 협의로 1개월 14일간의 의사면허정지 처분을 결정, 통지한 것이 약 5년이나 지난 이후라는 점이다. 특히 사건 처분은 약 7년이나 지난 2013년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복지부의 행정처분 기간 산출에 문제가 없고 진료기록 기재를 소홀히 한 의사의 위법도 인정되지만, 복지부가 H씨의 진료비 부당청구 사실을 2006년경 검찰로부터 통지 받고, 5년이나 경과 한 후 사전통지를 했고, 사건 처분을 약 7년이나 지난 2013년에 했다는 점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지부가 약 5년 동안 아무런 행정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다가 자격정지처분을 하는 것은 H씨가 별다른 행정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신뢰의 이익과 법적 안정성을 빼앗는 행위라는 것.

법원은 “H씨가 위반행위 직후 처분을 받았을 때보다 7년이나 지난뒤 제재를 받을 경우 받을 손해가 크기 때문에 복지부 처분에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